고요한 강

♣ 아~ 보고 싶어라 · 보고 싶어라 · 내 여인이 보고 싶어라 · 꿈결에라도 보고 싶어라! ♣


옳지그래. 저놈 옷걸이가 딱 맞겠다!!! 자유에

옳지그래. 저놈 옷걸이가 딱 맞겠다!!!


 



벌써 한 달도 조금 더 됐습니다. 그즈음에 어머니 생신이 있었으니까.


어떻게 해서 동생네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머니 생신 때 못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해줬답니다.


여동생이라고는 달랑 하나뿐인데 그 녀석 어머니 생신이며 아버지 제사 지극히도 챙겼던 녀석이거든요.


거기 조카들도 둘 있는데 매체와 함께 조카들도 늘 대동한 편이었지요.


 


'걔들이 혹시 못 찾으면 어떡하지???'


화장실에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등 뒤쪽으로 선반에 올려둔 화장지를 녀석들이 어쩌면 얼른 찾지 못하고 헤맬 거라는 판단이 서더라고요.


밖에 나가면서도 어떨 때는 그랬지만, 집에서는 거의 치마 걸치고 사는 절 보고서 그 녀석들 삼촌더러 변태기가 있다고 놀릴지도 모르는 상황에 화장지까지 안 보인다면 어떤 상상을 하겠어요?


그야말로 그것 지옥이 아니겠어요?


 


그래서 화장지가 눈에 띄게끔 기발한 조치를 준비했지요.


잡동사니 가득한 창고를 뒤졌더니 마침 전선에서 철심만 빠져나가고 남은 고무 피복에 그 자체로만 노끈이 되는 피복 끈이 있었습니다.


그것 베란다 창문 걸어 매는 거로도 써봤는데 생각 밖에 튼튼한 끈이거든요.


해서 끝 끝에 고를 내서 묶고는 아무 때나 묶거나 풀 수도 있는 화장지 걸이로 만들어서 화장실 보이는 곳에 걸어뒀답니다.


 


그렇게 철저히 준비하고서 어머니 생신 당일을 맞았지요. 했는데 매제네가 오기는 왔습니다.


그랬지만, 거실 화장실은 물론이거니와 제 방 화장실 방문 역시 없었지요.


기왕에 만들어 둔 거지만 불편해서 저 또한 얼굴에 코피 터졌을 때나 부리나케 한 칸 떼어 내는 정도였지 거의 안 쓰는 편이거든요.


이게 데굴데굴 잘 굴러야 화장지 끊어낼 수가 있을 텐데 구르지도 않고 그야말로 전시용 장치에 불과했으니까.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1 ~



 



그런데 어제 오후(오늘 새벽에 잠들었으니까 어쩌면 어제가 아니고 오늘 새벽일 수도 있겠습니다.) 티스토리에 들어갔다가 거기 메인화면에 내보낸 어느 블로그에 '화장지 수납 홀더 만들기'라는 걸 소개했더라고요.


저는 물론 더는 안 들어가고 달랑 한 장의 사진으로만 접했지만, 제 거 화장지 걸이가 얼른 떠올랐어요.


 


'그래 이참에 내 것도 돌돌 잘 빠지게끔 고쳐보자! 뭐로 할까? 굵은 철사로 하면 어떻게 해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다시 한 번 거실 창고와 베란다를 오가다가 빨랫줄에 걸친 옷걸이를 보게 됐지요.


 


- 옳지그래. 저놈 옷걸이가 딱 맞겠다!!! -


 


화장실에 들어가서 기존의 불량한 화장지 걸이 가져와서 해체하고는 여분으로 수두룩한 옷걸이 꺼내서 아래쪽을 댕강 자른 뒤 가운데로 조금 오므렸지요.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2 ~



 



가운데를 댕강 잘라 냈기에 그 부분에 화장지 끼우기만 하면 다 된 것인데 어쩐지 뭔가를 더해야 제구실(멋)을 다 할 것 같았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화장지가 빙그르르 잘 돌려면 매끈한 축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처음엔 쓰지 않은 볼펜 대를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볼펜이 어딨을지 찾아 나섰는데 어느 한구석에 '형광 마커' 한 뭉텅이가 보였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동네 천원 마트에 들려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중 그 마커 다섯 개였었던가 여섯 개쯤의 한 묶음에 세상에 달랑 천원밖에 안 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무슨 사인펜쯤 되는 줄 알았습니다. 했는데 막상 들고 와서 연습장에 써 보니까 잘 써지지도 않고 무슨 맹물을 긋는 느낌이지 뭐예요.


해서 여태 내버려 뒀던 놈입니다.


했는데… 지금 저놈 대롱이 여기서는 모로 보나 좌로 보나 안성맞춤인 거 있죠?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3 ~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4 ~



 



요렇게 만들어서 기존에 걸었던 자리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요놈 너무 넓어서 화장실 문 개폐가 무척 곤란해지지 뭡니까?


해서 그것 걸었던 나사못 아예 빼버리고 다른 자리 애초부터 있었던 벽면 옷걸이 막대에 걸고 말았습니다.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5 ~



 



어제까지는 그렇게 끝났는데 오늘 새벽 뭔가를 오물거렸는데 깜빡 이 닦는 것도 잊은 채 잠들었지 뭡니까?


두 시간쯤 잠들었을까요? 언뜻 눈이 떠졌는데 부리나케 화장실에 들어가 이부터 문질러 댔지요.


그러면서 거기 화장지 걸이를 쳐다봤는데 그때야 퍼뜩 스칩니다.


'맞아 저놈 쭉쭉 펴고 구부려서 싹둑싹둑 잘라버리면 될 것을 왜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를 닦자마자 들고나와서는 대번에 펴고 구부리고 잘라버렸지요.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6 ~



 



결국 어제로부터 시작해서 지금 막 끝났는데 요걸 갖다가 걸어뒀지요.


했는데 좌우로 너무 쉽게 틀어집니다. 당연히 그 무게 중심에 맞춰 움직였겠지만, 지금 생각하니까 저기 걸쇠 자리를 고무 밴드로 확 묶어버리든지 맞아요? 어차피 쓰지도 않을 아까 그 애초의 화장지 걸이였던 고무 피복 끈으로 돌려 묶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해 두면 짱짱해질 거 같습니다.


어쩌면 그러는 거가 화장지 다 쓰고 나면 새 놈으로 갈아치울 때 더 편할 것도 같아서 말이에요.


저놈 옷걸이를 옆으로 쭉 잡아당겨 화장지 롤러에서 빠져나오면 그때 새 화장지를 마커 대롱과 함께 끼울 테니까…



 


~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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