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강

♣ 아~ 보고 싶어라 · 보고 싶어라 · 내 여인이 보고 싶어라 · 꿈결에라도 보고 싶어라! ♣


꽃 · 달랑 한송이만으로도 예쁠 수가 있네요. 문화에


'아야? 얼른 와봐라! 이거 좀 어떻게 해봐라. 이러다가 다 죽겠다~'


거실에 계신지 어머님이 무슨 일 난 듯이 황급하게 부릅니다.


날씨가 연이어 우중충하다 못해 간간이 비까지 뿌렸던 이 몹쓸 날들이 찾아오기 바로 전(이틀 전)에 거실에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야? 빨리 와서 이거 좀 봐라. 어쩌면 이렇게도 이쁘다냐? 아따! 그거 이쁘다 이~'


그때도 그렇게 다급하게 불렀습니다.


부리나케 갔더니 제 눈엔 별것도 아닌 걸 갖고서 야단입니다.


베란다엔 어머님이 가꾸는 화분이 여러 개 있습니다.


화분은 많아도 그곳에서 자라는 꽃들의 이름은 하나도 모릅니다.


그건 어머니나 저나 피장파장이지요.


다만, 선인장이란 느낌이 들어 선인장이라 부르고 어떤 놈은 알로에란 느낌이 들어 알로에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화분들이 우리 집에 들어온 지는 이사 들면서 시작되었으니까 화분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거의 10년쯤 됐거든요.


그간 여러 번 화분에서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지냈는데 그날은 여태 그 화분에선 한 번도 보지 못한 꽃송이가 올라온 것입니다.


두 개의 꽃봉오리 중 하나는 아직 금방이라도 터질 듯 머금고 있고 한 놈이 활짝 열린 거에요.


어머님의 그 모습을 보고서 얼마나 좋았던지 소리치며 절 불렀던 겁니다.


감수성이 마이너스인 제가 봐도 예쁘더군요.


영상으로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어머님도 그걸 바랐으니까.


동생이 썼던 '디카'를 들고 갔지만, 제가 사용법을 알아야죠.


이리저리 마구 눌러봤는데 도통 뭐가 제대로 안 됩니다.


사용한 지 오래되어 방전됐기에 그러나 싶어 휴대폰을 충전하는 그 충전기를 디카의 꽁무니에 꽂으니 쏙 들어가더군요.


한 30초쯤 지났을 무렵 '아차! 전압이 맞을까?' 확인했더니 다행스럽게도 휴대폰하고 같은 전압입니다.


그날은 그럭저럭 날은 어두워지고 촬영할 시기를 놓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날씨가 연이틀을 연속하여 우중충하고 번번이 비까지 바람에 날립니다.


활짝 피었던 그 예쁜 놈은 폭삭 주저앉아 버리네요.


오늘은 마침 간간이 햇살이 나왔습니다.


그 덕인지 그때 미쳐 못 피웠던 꽃송이가 오늘 활짝 열린 겁니다.


그 순간을 놓칠세라 부리나케 어머님이 부산을 떨었던 거고요.


꽃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젊은 놈 끼고 집 나간 아내와 얘들이 떠오릅니다.


벌써 3년하고도 아홉 달이 다되어 가네요.


함께 살 때는 그녀가 화분을 살폈기에 어머님은 간간이 꽃구경하는 게 전부였지요.


그들이 떠난 직후부터 우연이 아니라 필연처럼 집안에 우환이 닥쳐왔습니다.


지금도 고통스럽게 병상을 지키는 동생은 산재로 목숨이 날아갈 뻔했지요, 어머님 자신의 몸뚱이도 급격하게 노쇠해지고 병마까지 덮쳐 몇 번이나 큰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던 시기가 맞물렸지요.


분함과 억울함….


외로움과 허전함….


비전이 사라진 자리에 우두커니 선 참담함과 비통함….


그런 어머님 심정!


어머님은 지금 아슬아슬하게 겨우 발걸음이나 떼면서도 그런저런 이유로 화분에 그토록 애착이 갔나 봅니다.


인생의 '반려자' 될 것을 약속했던 그녀가 떠났지만, 그깟 거에 나머지 인생을 날려버리고 싶진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그건 이미 인생 황혼의 막바지에 들어선 어머님을 더 아프게 할 순 없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오로지 한 송이뿐이지만 예쁜 꽃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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