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강

♣ 아~ 보고 싶어라 · 보고 싶어라 · 내 여인이 보고 싶어라 · 꿈결에라도 보고 싶어라! ♣


♣ 내 친구 마누라가 참 예쁘다. ♣ 자유에

♣ 내 친구 마누라가 참 예쁘다. ♣


 


어제 그랬습니다.


비가 내리려 했던지 집안이 온통 칙칙하고 후덥지근했지요.


낮으로는 늘 홀로 지내니까 가벼운 속옷 차림으로 있을 때가 잣습니다.


컴퓨터에 앉아서 가입했던 인터넷 카페를 두르던 중 가입만 했지 정작 그곳에 허수아비로 지낸 카페가 있더군요.


누가 알고 그걸 탓할 리도 없겠지만, 괜히 부끄러워졌지요.


하여 그냥 '사사로운 말 몇 줄이라도 남기고 나가자!' 다짐하며 한참을 써내려갔답니다.


그러다 문득 '오늘이 수요일이지!' 깨닫고 부랴부랴 바지를 챙겨 입었답니다.


매주 수요일은 그 아주머니가 들리곤 하거든요.


이명박 대통령으로 교체되면서 곧바로 그 이름도 잊었는데 간호복지사였는지 사회복지사였는지 그런 일로 와서 어머님을 보필해 주던 것이 끊겼거든요.


그럼에도 그 시절 인연이 됐던 어느 복지사 되는 분은 집에 들르곤 했답니다.


바로 그날이 수요일이었지요.


어머님은 집안이 적적하다며 요즘 아파트 경로당에 들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습니다.


그러니 제가 홀로 있는 거지요.


아침에 어머님께서 나가시면서까지 않은 생마늘 한 봉지를 꺼내 놓고 가셨지요.


'얼마 안 된다만, 아줌마 오면 주어라!'


고흥 작은 아버님댁에서 며칠 전에 고맙게도 마늘을 보내주셨거든요.


이리저리 나누려다 보니 아주머님께 드릴 양을 밋밋하게 여겼나 봐요.


바지를 걸치고 다시 컴퓨터에 앉았는데 인터폰이 울립니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야 이 타이밍~ 정말 죽인다~'


홀로 감탄(?)하면서 현관으로 걸어나갔답니다.


물론 마늘이 놓인 자리 힐끗 쳐다보며 말입니다.


무턱대고 현관을 열었답니다.


바로 이 순간에 아름다운(?) 오늘의 그 이야기가 터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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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요놈! 야 이 녀석 얼마 만이야! 엉?'


'그래 요놈이다. 이놈아!'


삐죽 현관문 열었다가 맨발 그대로 튀어 나가 녀석을 와락 껴안았지요.


누구였겠어요.


그 사회복지사를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친구가 거기에 서 있네요.


벌써 30년 세월을 벗으로 넘나들며 지내는 가장 아끼는 친구입니다.


80년 그 해 광주에 들러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바로 녀석이거든요.


녀석이 양손에 뭔가가 묵직하게 들렸습니다.


별의별 것을 다 챙겨 들고 현관에 들어서며 어머님부터 찾아대네요.


요 착한 녀석이 말입니다.


저도 술 한잔했는데 느닷없이 솟구쳐서 달려왔다네요.


그러면서 막무가내 어머님 모셔 오라고 들이댑니다.


이 아파트에 살면서 경로당에 전화해보긴 그도 난생처음입니다.


낯익은 목소리가 받습니다.


상대가 노인회 회장님 되는 아주머님이었으니까, 아니 자주 인사 나누니까 그냥 알아볼 수 있었지요.


머잖아 어머님께서 들어왔답니다.


내 친구 요 녀석 정말 가관입니다.


허리 아파죽겠다 해도 보듬고 쓸어안고 뽀뽀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 탓에 전에 이제 생각나는 그 요양보호사가 왔지만, 어머님께서 허리 수술했다는 걸 녀석이 알 리가 없었지요.


제가 나서서 겨우(?) 떼어 냈습니다.


부랴부랴 어머님은 녀석이 가져온 봉지에서 삼겹살을 꺼내 조리하기 시작합니다.


녀석이나 저나 술을 무척 좋아합니다.


걔가 오기 전에 피티병(1.8리터)에 소주가 반의반 정도 있었거든요.


글쓰기 전에 거실을 두르며 술병을 들어보니 몇 방울 남지 않고 그놈을 다 털어 마셨네요.


언제 잠들었는지 녀석과 마주앉았던 거실에서 일어났는데 이 녀석도 거기 소파에 잠들었네요.


밤 아홉 시가 넘었네요.


보내야겠기에 마구 깨웠지요.


한 시간은 더 자야겠다고 역정(?)을 부립니다.


제가 이제는 안달이 났지요.


제가 모르는 새에 친구가 어딘가에서 24시간 편의점을 열었다고 낮에 그랬으니까 말입니다.


이놈이 이런 사이 녀석의 마누라는 얼마나 애타겠어요?


제 휴대전화를 가져와 친구 마누라 이름으로 검색해 전화를 넣었지요.


묵묵부답입니다.


뭐가 잘못됐나 싶어 이번엔 녀석의 전화로 바꿔 들었지요.


십 년을 넘겨 구닥다리 'SPH-S1450'을 쓰고 있는 제가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손가락으로 벌리고 튀기는 현대판 휴대전화를 어찌 손댈 수 있겠습니까?


이리저리 눌러보고 어떻게 해서 화면이 열리니까 텔레비전 광고에서 본 그것처럼 손가락을 벌려도 보고 별짓을 해서 주소록을 찾았답니다.


거기서는 손가락 밀고 당기고 했더니 목적의 그 이름으로 봐도 무방할 '마눌님'이란 신호를 잡아내었지요.


그리고 전화번호를 보니 제 휴대전화 전화번호 국 자리에 숫자 하나가 덤으로 올랐습니다.


제 휴대전화를 다시 켜고는 번호를 수정하고 바로 통화를 시도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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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류중근입니다. 아네~ 저…. 류중근이요!'


곧바로 알아보지는 못하더군요.


짧았지만, 조금이라도 머뭇거린 건 사실입니다.


금방 보낼 거라고 약속하고서도 한참이나 뒤늦은 시각에 녀석의 차에 올랐답니다.


'됐어. 나 혼자 갈 거야 들어가!'


'네가 아니라 네 마누라 보고 싶어 죽겠다. 이놈아!'


한참이나 잠으로 보냈으니까 술기는 확 가셨겠지만, 안심할 순 없었거든요.


실지로 제 마누라가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제 예감이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자정이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각이라 거기가 공단인데 경기침체로 야간에 가동하는 공장이 적어 새나오는 불빛이 적은지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술이 덜 깨서 그랬다고 확신합니다.


제 가게를 못 찾고 정말 한참(다섯 바퀴 열 바퀴를 돌고 나서)을 헤맨 끝에 그곳 편의점 문앞에 들어섰지요.


내리고 보니 몹시 낯익은 지대입니다.


거기 그 공단에서 7년 남짓 제 청춘의 가장 활발한 시기를 보냈거든요.


싸우고 부딪히고 깨지고 잡혀가고….


그 마지막엔 결국 거기 어느 공장을 다니다 이토록 처참한 장애인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것도 산재도 아닌 퇴근 후 출근 전의 사고로 말입니다.


하여튼, 도착하여 보고 싶은 친구 마눌님을 곧바로 만나지 못하고 그도 조금이라도 걸려 마침내 현관문 안에서 문 따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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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마누라 정말 예쁩니다.


와락 껴안고 싶을 만큼 정말 예쁩니다.


여자탤런트나 여가수들처럼 얼굴에 떡칠하여 예쁜 게 아니니까 오해하진 마세요.


그렇다고 못생긴 얼굴은 더더욱 아니랍니다.


여자니까 화장은 했겠지만, 민낯인 양 매우 수수하지요.


몸매 완전히 죽입니다.


그런저런 거 다 떠나서 맘씨든 정말 완전 짱이랍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지만, 녀석의 결혼식 날 가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없는 우리 집에서 제가 맏아들입니다.


그날 하필이면 그날 같은 시각에 엄청난 장애를 입은 손아래 남동생이 장가를 들었거든요.


그 죄책감 탓에라도 제 친구 마누라가 예쁜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아~ 어서 오세요!'


낭랑하고 청아합니다.


솟구치는 반가움을 가벼운 악수 닿는지 말았는지도 모를 짧은 악수가 대체하고 말았습니다.


당신도 긴장하셨는지 뭔가를 건네야 풀릴 거처럼 자꾸만 묻습니다.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일 보세요!'


'네 그러면 제 일 보겠습니다~'


-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요. 너무너무 예뻐서 뽀뽀라도 하고 싶습니다 -


속마음은 그랬지요.


그렇게 말하고서 저 안쪽으로 들어가서 작은 간이 탁자에 앉았답니다.


이내 친구 녀석도 밖에서 무얼 했던지 인제야 들어옵니다.


그냥 멍하니 앉아 있기가 뭐해서 매장을 두루 살폈지요.


그러다가 다시 탁자에 돌아와 유심히 주류코너를 살폈습니다.


녀석이 다가오네요.


'뭘 보냐?'


'내가 오면서 그랬지? 어제 막걸리 먹는 날(하지)인데 깜빡 잊어버렸다고?'


녀석이 막걸리를 들고 옵니다.


이것저것 안주를 묻는데 모두 마다했더니 새우깡처럼 생긴 걸 들고왔네요.


녀석과 어여쁜 그분은 청소도 하고 매장의 물건도 예쁘게 단장하느라 분주합니다.


저는 예쁜 그녀를 직접 마주 바라볼 용기가 없었지요.


막걸리가 놓인 맨 끝자리에서 코팅이 두른 창을 바라봅니다.


어슴푸레 창밖이 보인 듯도 하더니 더 유심히 보니 거기에 친구와 친구 마누라 일하는 게 잡힙니다.


말하자면 코팅된 유리라서 안쪽에 일하는 게 비췄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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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이게 웬 떡이야 앗싸리비야 야호~'


속으로 쾌재를 불렀었지요.


한참이 지나 친구가 막걸리 두 병째를 들고 올쯤 녀석에게 말했습니다.


'야! 여기 이쪽으로도 너랑 네 각시 다 보인다~'


관음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몰래 보는 거 같아 양심이 찔렸거든요.


그렇게 말하고선 이제는 유심히 보지 않고 그야말로 보는 듯 마는 듯 대충 보았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화들짝 놀랐습니다.


진열장에 가려서 도저히 그들 일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없어야 옳았을 텐데 앞으로 뒤로 움직이며 뭔가를 쓸고 닦는 것이 보이지 않겠어요.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둘은 실제로 창문 밖 바깥에서 일하고 있었던 거였답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양심상 훔쳐보는 걸 마다해 놓고서 본의 아니게 그들을 보고 있었던 거지요.


허탈해서 홀로 웃었답니다.


어느 순간 티격태격 다투는 그들 목소리가 쟁쟁해 졌지요.


저 딴엔 잡아먹을 듯 요란했지만, 제 눈엔 그도 귀엽고 둘 다 예뻐 보였답니다.


그럼에도, 훔쳐봐서는 안 되기에 고개를 돌렸지요.


가장 안전한 사각지대로 여겼던 바로 앞 진열장 쪽으로 말입니다.


'크하하하~'


'왜 웃냐?'


'응. 예쁜 네 각시 안 보려고 얼른 고개를 돌렸는데 글쎄 이 진열장에도 네 각시가 있지 뭐냐!'


네. 맞습니다.


제가 무심코 내다보는 저 코팅 된 거울 속의 그녀는 실지로 바로 제 곁에서 일하고 계셨던 겁니다.


그러니 제가 오른쪽으로 고개 돌렸더니 바로 뒤쪽의 그녀가 비췄던 거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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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하는 꼴이 그릇된 행동이라고 여기며 마음을 추슬렀지요.


그러고는 곧바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확정 지었답니다.


극구 마다한 걸 억지로 내밀다시피 하여 막걸릿값 일부를 건네고 인사를 마쳤답니다.


마침 버스가 다닐 만큼 날도 밝아있고요.


5분에서 10분쯤 걸으면 제 아파트 근처까지 지나는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다는 걸 알거든요.


저 가게에서 2~3백 미터쯤 지났을까요.


녀석이 빵빵거리네요.


버스 정류장까지만 태워다 준다고 약속합니다.


의심하지 않고 탔는데 2~3십 분 만에 집에까지 들어와 버립니다.


어제 저 가게를 찾았을 때까지의 걸린 시간에 비하면 그 절반도 안 걸린 거 같았습니다.


녀석이 방금했던 약속이야 깨져도 무방했지만, 녀석과 맺은 진짜 약속 그것은 꼭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4주 안에 수십 년 피웠던 담배를 끊겠다고 했거든요.


다시 말해 친구와 저는 '금연' 약속을 한 것입니다.


앞으로 4주가 지나면 물어볼 것입니다.


'친구야~ 담배 끊었지?'


녀석이 뭐라고 대답하든 그것도 꼭 물어볼 것입니다.


'보고 싶은 네 마누라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친구야 네가 있어 아름다운 네 마누라를 볼 수 있어 너무도 좋다.


어제 내가 뒤늦게 그런 것처럼 이제는 가능한 네 마누라 부를 때 이름을 직접 부를게.


그게 너무 늦었지만, 인제서 깨달은 걸 어떡하니?


SHS 님에게 미안하다고 또 고마웠다고 꼭 말해주렴.


사랑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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